여행
간월사지
慧圓
2011. 7. 23. 20:40
언제나 갈 수 있고, 틈 나면 볼 수 있다는, 저변에 깔려 있는 의식 덕분으로 미루어 왔던 동해 남부선.
경이로운 경부선, 호감가는 호남선, 속알머리 없는 남정네 같은 남해선을 밀치고 오늘은 울산쪽으로 잡는다.
인터넷으로 각기 운행 거리를 체크하고 간월사, 망해사, 청송사, 만수사로 순서를 정했다.
막 나서려는데, 주말이면 항상 예고없이 찾아 오는 손님.
선배가 들이닥쳐 할 수 없이 동행하기로 한다. 가까우니까..
금당의 절터와 삼층 쌍탑, 석조물이 남아 있는 간월사지의 원형 전각들을 가늠해 보니,
분지에 자리 잡은 아담한 사찰이었으리라 나름 유추해 본다.
보존 상태는 양호하나 어딘지 모르게 볼륨감이 아쉽다.
흐린 날씨에 실비도 흩뿌리고 조명까지 꺼져 있어서 일까.
규모에 비해 전각의 크기가 좁아서 일까.
갇혀? 있는 석가상이나 내 마음이나 우울하긴 매 한가지라 생각하며 돌아선다.
이 두 불상은 어느 고시생이 만들었다 하는데 어딘가 모르게 지친표정과 조급한 몸짓이 이채롭다.
고시엔 패스 했을까.
답답하고 아쉬운 마음에 예배를 드리고 나오며 생각에 골몰하다
난 어이없는 실수를 하고 마는데,
절터에서 히히낙낙 거리며 그 자리를 떠날 때 까지도 까마득히 몰랐고
다음 코스인 망해사, 청송사에 가서도 잊고 있었다.
내가 실수한 건 과연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