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로키산맥

慧圓 2010. 12. 29. 05:49

석회 가루를 끼얹은 록키산.

석회줄기가 가지처럼 뻗은 산맥, 광활한 자연 속에서 나는 '까분다'.

나의 어떤 언어나 수식어는 자연을 모독할 뿐인 것을. 

 

 

하늘 바닥과 맞닿아 있는 바위산이

덜그럭덜그럭 내 의식의 레일을  흔들며 다가온다.

저 거대한 암벽들은 묵묵히 계절을 맞는데,

한 점인 내가 보는것도 아랑곳 않는데,

아무것도 의심하지 않고 아무것도 서두르지 않는데,

저리 침묵하며 제 뜻을 다해 버티고 살고 있는데...

가슴속으로 그런 말들이 안개처럼 깔린다.

오랜 시간을 들여 깊은 피폐의 숨을 토해낸다.

 

내가 경영하는 시간안에 평화가 움트고,

록키산의 줄기처럼 가지를 뻗고 가야 하며 날을 갈고 깨어 있어야 하는데.

텅 빈 벌판 하나가 내 가슴안에 놓인다.

 

산 앞에 서서 안타깝게 저려오는 가슴을 안는다.

저 로마시대의 갑옷처럼  커다랗고 견고한 것이 있으면 입고 싶도록

마음이 춥고 가난해져서 그렇게  서서 보았던

달력에서나 볼 수 있던 그림 같은 산을 보면서 올해를 보내도 좋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