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이란..
얼마전 교육프로에서,
우리가 명문이라 불리는 학교를 보면 오랜 역사를 지니거나 저명한 학자나 정치가, 재벌가를 양산한 곳을 떠올리지만,
영국의 어느 지방에 정반대의 자랑거리로 유명한 학교가 있다고 한다.
자랑거리 가운데 하나가 그 학교 출신으로 장관이 된 사람도 없고 재벌도 없고 세상의 이목이 되도록 유명인사가 없다는 것인데,
왜 높은 지위를 갖지 못하고 출세하지 못하는 것이 자랑일까...
이유는 이 학교의 최대목표가 무엇이 되건 하나의 취미를 갖게 하여 일생을 즐겁게 사는 사람을 육성하는데 있기 때문이란다.
그래서 이 학교 출신들은 대체로 좋은 아버지, 선량한 시민으로 남부럽지 않게 낙천전인 삶을 산다는 것이다.
언젠가 민이에게 인생의 목표에 관해 얘기 한 적 있는데 오로지 아이덴티티를 강조하는 에미와는 달리 아이는
"그냥 군대 갔다와서 졸업후 직장 다니며 결혼하여 살고 싶다...." 라고 했었다.
너무나 평범하고 단조로운 삶의 목표에 실망으로 불편을 드러냈었는데, 요즘 준이가 은근히 이탈을 꿈꾸는 학습 태도에 잠시 생각해본다.
큰 애는 집을 떠나지 않고 에미 곁에서 다닐 수 있는 대학교엘 갈 수 있었지만--건축일을 하는 엄마 영향 때문에라도 나도 마찬가지로 주위에서도 이 학교에 가길 바랐고 원했었다-- 그러나 아이는 <건축과>를 버리고 <전자공학>으로 '학교'보다 '과'를 선택해 떠났다.
사실 난 이 다음 돌아올 원성의 부담과 자신의 선택에 후회없는 바람과 더불어 제 뜻이니 하는..오기심의 발로에서 접었던거 같다.
거기에 작은애는 형보다 성적도 낫질 않고 노력도 미치질 못하지만 확고한 목표에 나름 정보분석에 주관은 있다.
형에 비해 학교 선별도 한등급 떨어져 사실 어느 인생이 나은 것인지, 옳은 선택인지 나 자신 혼란을 겪기는 마찬가지이다.
우리의 명문교를 보면 시험을 잘치는 기계를 만드는 것 처럼 일류대학 합격자를 얼마나 많이 내는가에 따름이니...
나 자신도 부정할 순 없지만 교육에 대한 틀을 우선 자신의 잣대부터 짚어보자면.
예전 우리의 교육형태는, 물론 잦은 시험에도 불구하고 예의범절이나 도덕성, 바른 생활등 공공생활의 덕목을 갖추도록 수시로 또는 암암리로 가정에서나 어른들에게서 주입되지 않았는가.
요즘 학교에서 지식 주입에만 여념이 없고 증발하고 없어진 수신 교육이 아쉬운 현실을 볼 때, 상식을 초월한 충동적 행동이나 버릇이 없는 것은 부모의 무관심과 초스피드 감각 위주의 사회풍토 때문이 아닌가 싶다.
예전 반상회에 참가해서 아이들이 지킬 사항으로 이런 제의를 했던적이 있다.
'낯선 어른이래도 E/V타고 내릴 때 먼저 타고 먼저 내리는 법 없기. 먼저 인사하기.'
참석 했던 할머니나 어른들이 참 좋아하셨는데 우리 줄 5층에 살던 초딩이 나를 보면 하도 깍듯이 인사를 해 너무나 흡족했었다.
난 이런 개성있는 학교가 우리에게 있었으면 좋겠다.
그 학교는 외국어에 능통한다는...이런 것 보다, 어느 학교 출신이다.. 하면 도덕성은 믿어도 된다느니, 리더십이 뛰어난다드니, 페어 플레이 정신이 투철하다느니, 효도정신이 깊다느니, 애국심이 불탄다느니...
그 학교 하면 이런게 먼저 연상이 되게끔 하는 저마다의 개성, 고정관념을 형성시키는 그런 학교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