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무대의 막은 오르고...

慧圓 2010. 12. 19. 04:58

 

 

에드먼턴 공항.

우릴 보며 해맑게 웃고 오시는 소년같은 어른.

내가 악수를 청하며,

---<형부>라 불러도 되나요?ㅎㅎ 언니 허락은 받았지만...

"아,네 네...ㅎㅎ 이 먼길을...힘드셨죠?"

---전혀요. 자고 나니 이 땅이네요.ㅎ 

"이 놈이 주니구나. 안녕.."

이렇게 조우했다. 우린.

정말로 동안이셨던 형부는 인체도 사회환경에 희석되나 싶게 눈이 너무나 이국적이시다.

 

 

 

 

 

이 나라는 4시이후부터 어둠이 밀려와 뱅기에서 자고 나왔는데 또 이다.

아~~~그러나 무엇보다 우리를 들뜨게 하였던 건 

온세상을 화이트로 덮어버린 백설의 눈가루.

이곳의 눈은 홋가이도의 도시랑 비슷해서 눈이 모래처럼 휘날리는데다 습기가 전혀 없어

옷을 털면 그냥 먼지 같이 떨어진다. 

 

언니집은 공항에서 얼마 떨어져 있지 않아 거리상으론 대략 이삼십분인데 워낙 조심스런 형부의 운전실력으로..^^

우리를 맞이했던 진이(큰딸),  넘 어려보여 주니랑 동갑인 이집 막내인줄 알았었다.

싹싹하고 밝고 착하고 이쁘고..어떤 수식어도 아깝지 않은 진.

석사학위까지 받아놓은 그녀를(이 호칭은 어울리지 않지만 나이가 있으니) 보고 있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진다.

둘째 제프리.

다소 고음이지만 자신의 틀에 정확성이 투철해 그저 나는 재밌고 주니는 한마디로 <멋있다>고 한다.

이집의 귀염둥이며 분위기 메이커이며 애교덩어리 막내 유나.

이건 사실 비밀인데 할 수 없다.(유나는 한국말을 잘 모르고 안보기에ㅎ)

주니가 살짝 내게 귀속말로

"엄마, 우리 사촌 짜발은혜 같어.."

---어리고 순진해서 그래~네 또래 여학생들 다 그렇지 않어?

"다 그렇진 않어! 저리 특이한 몇명 빼곤." ㅎㅎ

다정다감한 언니네 부부의 성품에 따라 집안 분위기가 아늑하여 조금은 우려했던 

우리의 걱정을 말끔히 일소했다.

 

 

 

 

 

제일 관심사였던 이곳의 주택들은 거의 이층이거나 단층들로 구성되어 있다. 

그중 언니네도 이층인 건물이지만 GL상에서 일층으로 보이는 전형적 서양 주택.

처음 언니가 이주했던 5년전만 해도 주위에 어떤 주택이나 건물이 없어 호수의 전경이나 초목들, 토끼, 노루등이

와서 노는걸 볼수 있었다고.

지금도 그림같은 집이 그때엔 아마 낙원이었겠지.

내가 꿈꾸어 오고 설계, 시공하고 싶었던 세계를 언니는 이미 누리며 즐기고 있었으니.

역시 그러하리란 나의 판단에 답사하고자 했던 목적이 어긋나지 않아 무엇보다 만족한다.

주로 주택이나 건물, 거리사진들만 수없이 찍어댔는데 컴과 연결되는 usb가 마땅치 않아 아쉽다.

귀국해서나 가능하려나.

 

 

 

 

 

 

오캐스트라 연주회에 갔을 땐 나의 표현식으론 

오.줌.이.지.리.도.록. 좋았는데 호불호를 떠나 그냥 듣기에 감미롭고 감동의 물결이 일어

연주자나 그것을 받아들이고 수용하는 표정, 호응하는 관객들의 자세와 서양인들의 문화적 취향

자연스러운 생활방식의 부러움이 화가 날 정도로 치솟았다.

우린 왜 이런 문화를 평소 즐기지 못하지?

유명한 음악가나 오캐스트라 협주단원들이 올때 비싼 티켓으로 가늠하며,

일반인들에게는 어.쩌.다.  가.끔.씩. 이나 경험해 볼 수 있다는 것에.ㅠㅠ

 

   

 

 

 

 

 

 

 

 

럼주를 들고 있는 아녀자..

사무실서 끊임없이 통신은 오고ㅠㅠ  

 

 

 

어제는,

부품을 사기 위해 형부랑 주니랑 전자샆에 다녀왔다.-언니의 작업시간으로 주로 형부랑 동행시간이 많다-

형부는 우리를 위해 달리면서 많은걸 얘기해주시며 설명하신다. 박사님 다웁게ㅎㅎ

전자제품 백화점에서 갑자기 형부가 나를 끌며 주니더러 혼자 하게 냅두자 해서 오캐이~~

이녀석, 5분도 채 못돼 "엄마~ 아저씨~~연발하며 찾아 나서는데 우린 요리조리 피해다니궁.^^

 

*

 

 

 

 

 

 

 

 

 

우리의 여행이 조금 특별하다 싶지만,

그리고 무모하다 싶을 정도의 결심하고 지르는데 일초도 걸리지 않는 나의 성급한 판단은

여기 며칠 생활해보니 탁월한 선택이지 싶다.  

일륜적으로 관광지의 유명명소나 시간의 쫓김, 쇼핑, 똑같은 브리핑의 단체여행의 틀을 떠나 

일반가정의 생활풍습, 일상의 자연스런 사고방식, 그들의 문화 전통, 역사를 직접 체험 보고 느낄수 있어

주니에게나 나에게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우선 모든 언어가 영어지만 -언니집도- 부부가 우릴 위해 해석하고 설명해주며 얘기하는데 무리가 없고 

이 나라의 원 주인인 인디안에 대한 단 일프로도 피가 섞여 있는 혼혈인 경우에도,

정부가 그들에게 빼앗음의 보상은 굳이 아니래도 혜택이나 보장정신은 우리가 꼭 배워야 할 도덕성이다.

'역사는 결국 승리자에 의해 쓰여진다'는 언니의 말에 전적 동감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