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 하려는 자2
집을 나선건 새벽이었다.
새벽녁 까지 엉뚱한 일로 시간을 보내곤,
뜬 눈으로 새워서인가.
집을 나서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잠깐 어찔 했지만
다행히 날씨는 봄날 같았다.
새벽 거리를 쓸고 있는 청소부의 모습에
얼마전, 구직난에 미화원의 연봉과 대학원졸 까지
몰렸다는 사실이 이변이라는 뉴스에 새삼 이질감을 느낀다.
그게 왜 이변이 되야 하는지.
박사들이 몰리면 '세상에 이런일이' 될까.
간밤 친구의 조언에 다시금 확신을 갖고
아침 일찍 임이사에게 알아듣게 설득했다.
어제 만났던 업체에 우리쪽 최종 cancel의 통보로
일단락 짓는 듯 해보였다.
점심후 전화 한 통.
먼저 나를 확인후 다짜고짜 욕부터 들이댄다.
용건은 사전 조사한 것에대한 분풀이다.
치명타를 입었으니 손해배상 운운한다.
대꾸할 가치가 없었지만,
우리 직원들에게 사례를 보여도 괜찮다 싶어 -두 번 실수를 면하기 위한-
감정을 배제한다.
"아니,왜 현장에다 전화는 했던거요?!"
---네에, 현장주소가 필요하여 전화하였던 것입니다.
"그럼 내게 물어 봤어야지!" -이제부터 반말이다-
---아, 그런 소소한 것까지 대표님께 전화를, 실무자와 얘기 할 사안이다싶어..
"지금 얼마나 치명타를 입은지 알아?! 당장 손해배상 치를 준비나해!"
---예에..그러지요. 근데 전화한거이 무에 그리 치명타인지 대체 전 이해가 안되서리..말이죠.
(내가 생각해도, 상대방은 독기에서려 바들바들 떠는데 낮은 음계는 화를 더 돋울만 하다)
---어쨌든 생각이 짧아 죄송했습니다.
"사람 죽여놓고 죄송하담 다야! 이 시베리아 개나리야!!"
---(상스런 욕에 조금 흔들림)...글쎄 제가 그런 짓은 못해서...
"뭐 이런 쌍방울이 다있어!" (끝까지 욕이다)
그러면서 일방적으로 전화끊고 또 분이 안풀리는지 다시 걸어 해댄다.
이러기를 세번.
직원들이 받지 말라는데도 잘못한 것이 없는데 뭘 피하냐 싶어 응대하곤.
번호를 <사기꾼>으로 저장해 놓았는데 그 뒤론 오질 않는다.
자기들의 그물망에 걸려들지 않은게 그렇게 억울한가 보다.
임이사,
"**님, 죄송함다. 소주 한 잔 사께요."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