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미는 감독관이셔~
학교행사외 잦은 모임에 참석하다 보면 즈들끼리 난상토론으로 번지기 일쑤요,
결론없는 문제에 적지 않은 시간 소비와 열정을 투자하기 마련이다.
모다 그런건 아닐터이지만 역시 전업주부들은 말이 고프다.
여튼, 잦은 모임 보다는 학교측 바램인 도우미의 손길이 요할때 가야 된다는 의식아래,
(다행히 주니학교는 급식시설이 이 지역에서 워낙 유명해 배식노동은 필요치 않다.)
신입 설명회때 시험감독관 도우미를 학부모들이 기피한다고 귀띰해줘
그래 내 일이군 하고 맹모의 후예답게 신청서에 등록 했었다.
기말고사 이틀째.
주니와 같이 등교.
오늘은 4시간이라 더욱 힘들 것이라 한다.
눈치껏 의자에 잠시 앉아도 된다고 하였지만 초보 감독관은
'요령'을 피우기엔 숫기가 없는지라 한 넘이라도 걸려라 하는 맴으로 기립을 고수한다.
'감시'하는자와 받는자'
뒤에 서서 보자니 그 넘이 그 넘 같고 제복 획일화에 숨겨진 개성들이 각양각색이다.
여학교 시절 그 유명했던 1111-하얀 교복 상의 뒤로 비추어지던 브래지어 끈과 런닝끈을 말함이다.
네줄 나란히 천백십일이면 세련됨 이었고 그냥 런닝안에 감춰진 브라끈 이면 고루하다 했었지.
그시절을 생각하며 그래도 '단정의 멋'이 얼마나 멋진데..하며 자세히 보니
여학생도 다림질한 교복이 별반 없다.
교복으로 멋을 낼줄 모르는 것이다.
줄이고 붙이고 자르고 한 멋이 아니라
깨끗한 카라에 팔뚝선 잡은 다림질한 옷은 살포시 접힌 부분이 얼마나 우아한 곡선을 이루는데ㅠㅠ
무심히 다림질 교복을 세어본다.
남학생 2명에 여학생 5명이다.
집에서들 바쁘신가...그러면 본인들이 다려도 될 터 인데.
미니와 주니를 비교한다.
이제 다림질에 이력이 붙은 넘들은 세탁소 차려줘도 망할 것 같지는 않는 솜씨이지.
큰 넘은 아니지만 주니는 교복에 멋을 낼줄 아니...
3교시를 마치니 종아리가 뻐적지끈 신호가 온다.
마지막 4교시. 1학년 교실이다.
예전 임용고시 안보길 잘했지, 정말 선생은 못할 짓이다 싶다.
길고 뛰고 넘치는 저 넘들을 어떻게 수용해?...
마지막 시간이라 아이들도 자세가 흐트러진다.
종료 10분을 남겨놓고 시야에 들어오는두 넘이 있다.
2분단 남자애와 3분단 여자애가 무언(無言)을 교류한다.
선생님은 다른 학생에게 오엠알답지 교체중이다.
흐음..발소리를 죽이며 교류하는 통로의 중간에 섰다.
눈짓은 아래로 깔고 고개를 흔들어 준다.
두 넘은 이내 안구를 제 위치 시킨다.
돌아서는 찰나,
하이고~~맨 끝 여학생 책상밑으로 커닝페퍼로 보이는 흰 물체를 발견한다.
이 넘들이...여자아이 내 눈과 마주치자 얼굴이 발개지네.
조용히 물체를 집어 내 호주머니에 넣는다.
그래..잘못인줄 알았겄지..쪽지를 보니 한자 음훈이 빼곡히 적혀있다.
ㅉㅉ한개나 봤음 좋았을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