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포의 배반
오늘.
참으로 허망한 날이외다.
내 이 업(業)을 한지 어언 20년차 되어가는 동안 사람에게 상처받는 일 딱 한번 있었더이다.
오늘 두번 째 겪나이다.
얼마전, 거의 90프로 수주공사를 두고 금액차이로 캔슬을 놓았던 물권에-분명 다시 우리에게 올거란 확신으로-
상대 건축주가 우리현장의 실무자를 만나 개별 협의한 사항을 오늘 임이사 토로하더이다.
"어차피 **님께는 실리가 없는 공사이니 제가 한번 해보겠읍니다."
이런 제길슨, 분노게이지 상승, 시베리안 허스키, 뒈질랜드... 더 없나...우라딜데이뎐.
이제까지 동고동락하며 누구보다 믿었었기에,
이 몸이 겪는 배반감은 상흔으로 남아 맨홀구멍 만큼이나 뻥 뚫렸나이다.
인간사.. 허망하나이다.
여포가 초선을 이용한 왕윤의 계책으로 양부(養父)를 두번이나 배신하던 글귀가 생각나,
그래 내 수하를 떠나 고생해보믄 알겄지...하는 맴을 가졌사외다.
좋은 결과가 있음 다행이지만 여포의 종말이 그랬듯 결코 의리를 저버리는 것에
가치가 있을지는 두고볼 일이야...이런 오기도 들더이다.
유관순언냐 처럼 분연히 일어나 독립해봐야,
"아~ 나라잃고 군주잃은 설움이 이것이고나~~" 할 것이야..
왜 이런 맘이 드나이까...
진정 꼬장이란 말이외까..
임이사 그러더이다.
"**님께 젤로 미안함데이.그나 우린 한식구 아임꺼, 잠시 알바한다 생각하이소.."
따석..말이나 안하믄...
부러 짜발 데시벨 소리로
--내 자재 손대기만 해봐. 가만 안둘겨!..
지나 내나 쓴웃음 짓지만, 마치고 다시 오는줄은 아나이다.
그러나 소잡던 손, 닭 잡으며 만족할리 없는 줄, 또한 아나이다.
그것이 두려웠던 것 이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