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소리

은린옥척일 줄이야...

慧圓 2011. 7. 13. 21:08

 

 

 

 

 

 

 

 

 

사람 사는 이치가 그렇다.

저 산이그렇고 바람이 그렇고 구름이 그렇다.

저것 만이 겨우 달라지는 것 없이 이 강산을 흘러간다.

겨우내 얼어붙어서 숨을 죽였다가 봄이 오면 무슨 약속처럼 세월을 견디며 다시 흐르 듯.

그리고 그 세월을 넘어서 한여름으로 들어선다.

변함없이 강물은 흘러가지.

물은  바다로 흐른다지만 나는 바다를 거슬러 땅으로 가리라 했건만.

사는 이치가 그렇다.

 

많을 때는 넘쳐서 흘렀다가 가뭄이 들면 바닥의 모래가 손에 잡힐 듯이 줄어들기도 하지만.

그러나 강물은 변함이 없다.

흘러가는 것을 마다하지 않고 높은 곳을 탐하지도 않는다.

가뭄과 홍수를 그렇게 견디다가 겨울이 오면 또 그 추위를 피하지 않고 얼어붙는다.

세월이 흐르듯 그 얼음 밑을 흐르고 있지 않았던가.

있는 그대로를 드러내며 강물은 그렇게 흘러간다.

강이나 바다는, 아니 물은 아무것도 속이지 않는다.

언제나 소리 내어 말하고 숨김없이드러내며 흐르고 흘러서 제 갈 길을 간다.

투정을 하지고 않고 신음 소리를 내지도 않는 게 묵묵히 제 목숨의 본분을 다하는 거,

게 사는 일이라는 걸 이제는 안다.

  

하늘을 바라보아도 거기 있다.

바다를 보아도 거기 있다.

산을 보아도 거기 있다.

저 별을 같이 보자고도 했었다.

지금쯤 어딘가에서 저 별이라도 보고 있을까.

민들레 홀씨는 날아가서 저 혼자 잎을 틔우고 뿌리를 내린다고 했던가.

그러나 인간은 씨가 아니기에

나와 당신이 만나 짝을 이룬다.

 

부는 바람이, 흘러가는 구름이. 내리는 비가

내게 무슨 의미가 있는가.

허방 잦은 인생, 재미없는 이세상이 내게 주는시련속

실바람 처럼 다가온 당신이 은린옥척일 줄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