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제
이 가을에
慧圓
2009. 9. 2. 17:23
가을하늘이 한창이다.
이런 걸 두고 세월 가는 소리라고 하나 보다.
가을볕이 유난스레 따가운게 풍년 이려나.
하긴 모든 물가가 올랐는데 과일값은 하락이다.
아침부터 이유모를 불안감은 있었다.
'왜이러지? 왜이러지'하다, 일찍 귀가 하려는데 철근공이 용접불에 손을 데이는 사고가 났다.
위에서 철골 작업자에게 용접 부위좀 싸서 하라고 몇번 주의를 주었건만,
다행히 경미한 사고라 공상처리 하려고 한다.
집에서 보는 바다는 항상 잔잔하다.
물결도 없는 수면이 이어지면서 멀리 금을 긋듯이 아득하게 수평선을 만들어 놓고 있다.
그 바다를 보고 명상에 잠기며.
내가 누릴 수 있는 안락함은 다 갖춘 것 같은데, 자족해 하면서
내 몸 무탈하고 신실하게 자라는 아들들, 더 바랄게 뭬 있겠냐만.
가슴 밑바닥에서 오는 흉흉함은 어디서 비롯된 것인가.
오지랖이 넓은 내게 언니가 항상 하는 말.
태산을 넘어야 평지를 본다. 니 걱정이나 해라.
태산을 넘어야 평지를 본다고?
현장일을 보자니 요즘 같아서는 태산을 넘어간다 해도 만나 볼 평지가 없구나.
그래도 시간이 해결해 주겠지.
기다리는거.. 시간을 보내는거..
그래도 그런 거 있으면 힘든 일도 견뎌 지는 건가.
어디 시들지 않는 풀이 있고 떨어지지 않는 잎이 있나.
힘들고 고달파도 다 마르고 시들날이 있겟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