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소리
잃어버린 봄
慧圓
2020. 4. 1. 21:30
무언가 잃어버린 것 같은 3월
산과 들이 꽃들이 주인을 잃어버렸다.
벚꽃도 열정을 상실해 自色을 뽐내지 않는다.
이 봄은 그렇게 그렇게 지나간다
향기를 잃은 채...
땅이 젖어 드는 소리에 눈을 뜨며 옅은 잿빛이 밀려와 있던 아침과는 달리 밤이 되자 힘 없는 봄 기운이 안간힘을 쓴다.
운명과 악수하는 여유로움을 갖자고 다짐하면서도 온종일 집에만 틀어박혀 있었더니 스름스름 지는 햇살에 눈조차 어지럽드만.
불빛이 있어서 밤이 참 좋다.
어떤 고통의 집도 밤엔 아름답게 보이니. 허상의 아름다움이긴 하지만.
아름다움이란 거리에서 오는 것이 아닐까.
저 바다 건너 등불이 아름다운 것은 그 거리가 주는 그리움 때문이다.
요즘 사회적 거리를 두라 강요하지만 난 어떤 관계에서도 늘 거리를 두고 바라보거늘,
잊어버리면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모든 것이 스쳐 지나갈지도 모르는데...
시간이 헛되이 지나가는 것을 느끼는 나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