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축서사

慧圓 2010. 8. 1. 05:19

 

 

 

"향(香)이 무엇이라 생각하세요? 향이 무엇이죠?"

.... 잘 모르겠는데요.

"향은 자신의 몸 입니다. 자신의 몸을 불사른다 생각하고 이 향을 태우세요."

섬세하면서 화려한 사리탑을 거쳐 대웅전 삼배를 하고 난 내게

등공양 올리는 보살님이 곁으로 오라 하시며 향을 건넨다.

더불어 절(寺)이 있어 그냥 절만 하고 가는 사람들을 보면 안타깝다고.

 

왜 절만 하고 간다고 생각했을까.

나름 간절한 바램과 소원을 가지고 임했을 터인데..

아마 정성이 부족하다 여겼으리라.

"보살님께서 바른 정법의 도량에서

바른마음으로 제대로 기도하고 보시 한다면 저절로 이루어 질 겁니다."

 

 

 

 

 

경북 안동을 거쳐 봉화 마을.

도시같은 시골 속을 다녀온 것 같은 느낌의 여행.

부석사를 거쳐 경북 물야면 개단리에 있는 <축서사>

경북 북부지역에서는 제법 큰 사찰이고

의상대사가 부석사보다 먼저 창건한 절이라 하여 큰집인 격이란다.

마음의 고향 같은 정취와 경내의 모습은 태초의 엄숙한 느낌까지 들 정도로 멋지면서도

나름대로 산사에서 느끼는 운치와 능선은 사뭇 마음 자체를 침잠시켜 준다.

 

 

 

 

 

 

 

 

 

나는 내가 무엇을 하고 싶어 하는지 모른다.

특별히 갖고 싶은 것도 없다.

헛되고 부질없다. 영혼의 빈곤을 느낄 뿐.

내 마음속의 또 하나의 '나'가 자꾸 반란을 일으킨다.

헛되다고. 무력하다고..

모두가 허튼 짓.

 

비논리적인 것을 혐오하면서도

자신의 명석함을 돋보이게 하려는 허영이 깃들어 있다.

나의 의식은 일관성 없이 기계추처럼 극과 극을 오간다.

 

 

Vanity bag이란 단어를 생각한다.

헛되다는 뜻의 배니티란 단어가 좋다.

헛된 것 중에 가장 헛된 것, 그것은 감각이다.

신다는 것은 결국 이런 감각일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