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포항 월포 해수욕장

慧圓 2014. 9. 26. 21:53

 

햇빛속에서 눈을 뜬다.

차는 길들여진 충직한 짐승처럼 나를 기다리고 있고, 아침 이슬이 살포시 내린 차체를 닦으며 눈부신 햇살의 하루 속으로 우린 유쾌하게 뛰어든다.

어제완 달리 내 옆에는 말을 붙이지 않는 언니와, 뒷자석의 아들 녀석과 조카가 잦은 수면으로 귀찮음을 우려한 나의 맘을 해소시킨다.

 

출발은 순조로웠으나 내륙지역(안동)에서 해안도로를(영덕) 찾아가는 경로는 초행이라 헤멜수밖에 없음에 차츰 짜증모드로 전환, 갑자기 옆의 존재들이 귀찮음으로 급변했다.ㅠㅠ

자다가 일어난 주니가 "엄마, 왜이렇게 헤메?.."에서 결국 날카로운 촉을 세우고.

---계획 없는 여행도 해봐야 돼. 그리고 처음 이잖아!!

 

애당초 바다를 끼며 가고자 했던 해안도로까지는 가도가도 보이질 않고 좁은 도시길을 거의 80키로를 달려서야 겨우 복잡한 항구에 닿았다. 

그러나 여기서 머무를지, 다음 행로의 스케줄, 소요 시간등을 따져보니 다소 대책 없는 장소인지라 난감한 상황에 군식구들은 배까지 고프다며 아우성이다. 우라질...

에라잇. 제일 만만한 경주로 가자.

회선을 하며 샛길로 빠지는데 코 끝으로 해변의 바람이 스친다.

지름길인가... 싶어 돌아갔더니 예상외로 해안도로에 접어들었다.

이쯤에서 다시 기분 전환에 팬션을 알아본다.

 

 

 

 

 

 

 

해변에서 산책도 하고 햇볕도 쬐었다.

날씨는 거의 '8월의 여름' 이었으나 누군가 태우는 낙엽 냄새가 나고 구름 품은 하늘의 색깔은 경이로와 나는 무언가 가슴이 벅차 '기분이 좋고 따뜻하게' 느껴졌다.

나의조용한 동반자인 책과 지도 노트, 그것들에 행복한 미소를 지어본다.

 

 

 

 

 

 

 

어둠이 깃을 들이기 시작하고 메스컴에서 떠들던 슈퍼문까진 아니었지만 해안에 비치는 달의 빛에 마음까지 따스한 기운을 느낀다.

감동의 한순간이다.

자연은 인간과 호흡이 너무 잘 맞아 마치 모든 사람이 행복하지 않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처럼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