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휴가

慧圓 2013. 7. 30. 16:59

 

'끔찍하게 피곤하고 불안한 기분'으로 잠에서 깨어난 징조는 몇시간도 채 되지않아 닥칠일을 예감한 것이었다.

나에게도 비공식적인 휴가를 부여한 주말,

-오너가 체크하는 현장의 긴장감은 작업 능률과 공정의 장:단이 있으므로 휴가를 찾아 먹는다는게 사실 공식적으로는 미안스러버-

 

경주로 가는 여정은 황홀하도록 행복했다.

산하의 풍광이 불러주는 자장가를 들으며 역사의 향기를 맡으며 여행의 기쁨을 발견한다.

 

지도와 안내서를 챙겨 차를 타고 떠나 새로운 장소들을 개척하는건 여행자의 기쁨이다 .

먼 길이든 가찹든 <쉼>을 위해 드라이브 한다는 사실은 설렌다

추억하고 꿈꿀 수 있으니까.

모처럼 감정이 느닷없이 구름처럼 몰려와 나를 덮쳤다.

생각도 끝없이 하늘을 난다.

 

 

그런데!!!!!

서울언니네를 픽업하기로 한 그 날 아침.

---도착했어?

"???? 무슨소리?...내일이잖아!!"

뭵!!

헐~~~

언니가 분명 일욜아침이라 했거늘 난 왜 이제껏 날짜만 새기고 무조건 주말로 인지했을까.

차를 세우고 황망해하다 오던 길을 다시 달리며 '내가 맛이가고 있나 봐...'

 

다리를 또 다쳐 깁스를 하고 있는 주니에게 성마르게 굴었더니 아예 여행은 무리라고 내게 엄포 놓더만 일정 착각으로 엉망이 돼버렸다는 에미의 역공에 측은지심이 들었는지 학원 종료 시간에 맞춰 같이 출발하잰다.

단, 엄마의 탐방에 동참하지만 도보는 할수없다는 타협을 했다.

그래야지 그럼~

 

 

 

 

녹음의 향기를 맡고...

 

 

길을 따라 조명들은 꽃을 피우며

 

 

 

도시의 숨결을 느낀다.

 

 

 

 

 

 

 

 

 

인산인해로 붐비는 숙소를 묵묵히 저 목발로 꿋꿋하게 헤쳐온 주니..처연한 표정으로ㅉㅉ

 

안티푸라민 맛사지후 오염한 포즈에

 

 

아침부터 날씨는 좋았지만 새벽부터 <왔다리 갔다리>운행에, 주니 학원까지 두어번 왕복에, 서너번 변경으로 우여곡절끝에 잡은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지칠대로 지친 내몸과 마음도 이내 널부러졌다.

이것이 휴가야--::  

 

 

 

 

다음날.  

ktx를 타고 오는 언니와 조카를 맞으러 아침 일찍 우리도 서들러 간 신경주역은 황량함으로 가득했다. 

작별 인사를 나누는 사람들로 가득해야 할 장소에서의 이질감.

역이란 떠나가고 남아있는 이별의 여운과 이런 본질적 감정이 있어야 하는 곳 아닌가.

더구나 비까지 추레하게 내려 이제부터 정작 만끽해야 할 손꼽아 놓은 유적지의 기대를 식혀주는데...

 

 

 

 

 

 

 

2프로 부족한 나의 설명을 듣는 우리의 학생들..

언니가 그런다.

"이모 설명은 꼭 다시 우리가 검색을 해봐야 돼..다른데서 실수하지 않으려면!"

"에이 이모~ 엄마가 얼마나 아는게 많은데요 켈켈켈"

나를 위로한다고 해준 주니의 말끝에 잇는 웃음이 하 수상해.. 

바라보던 지평선에 깔리던 구름이 모호하게 흩어져 마음까지 아리삼삼.

 

 

 

 

 

나도 오글거리는, 구타를 유발하는 이런짓은 정말 안하고 싶은데 손과 발은 마음과는 달리 자동이다ㅠㅜ

 

 

 

 

 

 

 

 

 

 

 

 언니가 미리 일러준다.

'우리 공주에게 진학얘기 하지마. 예민해서 지얘기 꺼내는 것만으로 스트레스 받으니...'

 

저렇게 티브이 보고 있던 사촌간, 갑자기 주니가 뒤에서

"어이~ 정*, 니는 어디 갈거고? 학교 정했나? 목표가 어딘데?"

띠용~~~ 말릴 새도, 눈짓 손짓 할 새도 없었다.

그것도 항개도 아닌 세가지씩이나 물어보나..ㅉㅉ

화들짝한 내가 개콘을 보다가 겨우 나즈막히

---재 너무 웃겨, 푸하하하하

무마는 커녕 더욱 민망하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