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는 종일 아니 연일 흐렸다.결국 습기 먹은 바람이 토해내듯 비를 뿌리기 시작하더니 삼일 내내 장마 모드로 전환했다.오랜만에 계획한 나들이를 무산하게 한 빗소리만이 이불깃을 스치듯 배갯머리에 와 부서진다.미티겠네.저놈의 빗소리라도 안 들렸으면....마음 바닥을 그냥 긁어대는구나.여기 바람은 유독 심해 하늘과 땅이 그냥 맷돌질을 해버려야지 할 만큼 으르렁거린다. 마당의 배추는 춤을 추고 그 사이 비집고 자리 잡은 잡초조차 어여삐 보여 나 홀로 여행을 감행했건만, 이렇게 비바람이 치는데야...지치고 고단한 마음을 더욱 처연하게 만들게 뻔한, 그동안 갇혀 있었던 고절감만 더할 것 같아 주저앉는다.어디선가 발정 난 고양이 소리가 들려왔다.무산된 마음에 그 소리가 목에 걸린 가시처럼 마음을 어지럽히고.. 구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