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은 옅게 비추고 비는 추적추적 내린다.
당최 여유 부릴 짬이 있겠냐 싶었던 요즘, 마침 비가 와주어 한숨 쉬어본다.
이렇게 비오는 날의 답사도 의외로 호젓하니 참 좋다.
근데 여길 왜 이제사 왔을까.
우리 건축이 우리의 자연을 닮았듯이 석불도 그 지방의 이미지를 닮는 것 같다.
사람들이 자기 주위의 자연을 닮아 가듯 그 시대 사람들이 저 미륵불을 보며 닮은 것은 아닌지.
소박하고 순박한 표정에서 그 지방의 이미지를 만들어 가는게 아닌가 하는.
나쁜 건축물은 나쁜 도시환경을 만들지만 좋은 인공물은 좋은 이미지와 더불어 성품의 형성에 일조하듯이
그래서 이 석불을 보며 교과서에 실렸던 큰바위 얼굴이 생각나는지도.
바위의 인물을 만나기를 기대하며 자라난 어니스트 소년이 바로 자신이 그얼굴의 주인공이었다는 단편소설이 떠오르면서 우리의 감모여재란 말도 지극한 소망에서 일심으로 생각하면 그 모습으로 나타나지는게 아닐까.
보이는가?
발발 기어오르는 새끼거북이 두마리.알고 보아야 눈에 띄인다.
ㅎㅎ언제 올라가냐...어깨에서 등짝까지, 에미거북등이 새끼들에겐 힘겨운 여정.
석물로만 여기고 무심히 찍었는데...당간지주 였다.^^
연꽃이 새겨져 있어 몰랐던거 같다.
형태를 보니 크지는 않는데 세워져 있다면 상당한 무게가 느껴지지 않았을까.
초파일날 우린 두구동의 홍법사엘 갔었다.
그러나 그곳은 너무 인공적인 맛이 나 사진기 들이댈 맛도 안나고 인산인해라 마음을 거두었다.
민이는 황금같은 연휴엔 친구를 우선, 우리를 차선으로 밀쳐 준이와 에미는 지훈네랑 함께 했다.
설법시간에 <땡땡이>를 친 우리를 친구가 마침 그 시간에 TV 중계에 나온 그 사찰에서 찌짐과 간식거리를 먹고있다는 내 문자에,
"어찌 설법시간에 주전부리를?..." 하며 비아냥 거렸다.
삼사(三寺)를 둘러보며 돌아오는 차 안에서 지훈이가 틀어놓은 폰 뮤직에 뻑이가
---어? 이 노래 좋던데...얘, 시트콤 나왔던 애 아냐?
"누구? 얘는 아닌데..."
---아냐, 분명 <거침없이***>나왔었어...기타메고 경상도에서 잘나가는 부잣집 아들로!
"아니거덩요, 내기할래 엄마?"
그래서 준이랑 내기를 헀다.
---좋아! 내가 이기면 넌 한달간 엄마 노예야.
"내가 이기면?"
---.............삼만원. 좋아 삼만원 주지.
"오캐이~~아싸!"
으으으~~~착각이자, 실수였다.
난, 강승윤과 버스커의 장범준과 완전 착각했었다.
박박 우기던 나의 성깔은 결국 요즘 빠른 시스템으로 스피드있게 확인한 결과.. 거금 삼만원 꼴았다.
건네주는 에미는 오롯이 통째로 날로 먹는 공돈을 볼 수 없다는 얄팝함으로 그래도 이렇게 쿨하지 않느냐.. 한턱 쏴라.. 안그러면 넌 정말 비인격체이다..
이런 압박과 종용으로ㅠ 결국 준이는 불로소득금 삼 만원 중 만육천오백원의 후라이드 한마리를 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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