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하다.
허허.로운데.. 더 이상 비울 것도 없는데.. 자꾸 비우라 한다.
지하 3천미트 아래로 가라앉는 기분인 요즘,
나는 지금 다큐멘터리인데...
에잇~ 떠나자.
지금 가지 않으면 일도 안잡히고 마음은 더욱 피폐해지리라.
그동안 숙제처럼 남아 있던 <청량사>를 가보기로 하고 먼저 인근의 유물들을 보기로 한다.
꽉 막힌 도로 만큼이나 갑갑하다.
내 앞을 가로막은 장의차를 두고 별별 생각을 다해 본다.
어느 분이 가셨을까..사고사 일까..자연사 일까.. 젊은 사람? 장수하여 호상인가..
고인은 이 생에 무에 미련이 남아 저리 천천히 북망산으로 가는가...
죽음의 신(神)이 띄우는 엽서에는 우편번호가 없다.
순서도 없고, 기다림도 없다.
삶과 죽음.
삶을 등지고 가는 이도 저리 교통체증에 시달리고, 세상은 아무 변함이 없는데..
다만 죽음의 망또자락이 내려졌을 뿐, 그것뿐.
우리집에도 오늘 장례를 치뤘다.
5 여년 동안 우리와 생사고락을 같이 한 열대어도 운명을 달리 하야.
주니가 화분에 묻어 주었다.ㅎ
헐~~
차의 몰골이 내 마음과 어찌 그리 닮았는지 디러버 가까이 못하겠는지라 세차를 말끔히 하고 나섰건만..
구제역 바람으로 I.C마다 방역수에 벌써 네 번이나 거쳐 차는 다시 초췌한 모습으로 원상복귀.
길은 논두렁 밭두렁을 끼고 돌아 돌아 신작로로 이어진다.
어디메인고...
휴~~어렵게 찾아 나서는데...
도로라고도 할 수 없는 길은 두 세사람이 다니면 벅찰것 같은,
<행여 딴 생각을 하면 바퀴 빠지리> 라는 길을 달린다.
어렴풋이 목표물이 보이는 것 같다.
민족의 향기를 맡으며 (거름을 뿌린 모양이다) 가파른 논두렁길도 걷는다.
심하게 마모되어 시멘트로 보수한 흔적이 보여 아쉽지만 안정감 있는 자세에서 달래보고..
중대석 면마다 사천왕상의 조각이 예사롭지 않다.
보이는 곳에 무엇이 있을까...
눈높이로 보이는 세상.. 나도 그곳을 바라본다. 무심하게.
아무 조각이 없는 가운데 기둥 때문인지 둥근 아래받침의 연꽃이 더욱 경쾌하게 보이지?
양련과 사천왕상의 조각이 정교하면서 매우 뛰어난 수법으로 도드라져 보인다.
위아래 받침돌이 화사함을 더해 주는건 가운데 기둥의 밋밋함 때문인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