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때문이었다고 생각하자.
겨울 이기에...
계절이란 얼마나 편리하게 자신을 위안할 '꺼리'를 제공하는 걸까.
그날 눈이 와서였어, 비가 내려서였어, 바람 때문이야...
눈 때문이었어 라며 첫키스를 되새겨 보는 여자도 있는가 하면,
갑자기 내린 빗속에서 우산 하나가 만들어준 인연도 있지 않은가.
간밤 시워니를 너무 사랑한 나머지 겨울 바다에서 추운줄도 모르고
유흥재미에 푹 빠져 어린 동생들과 치기어린 실수.
새벽 세시에 전화를 걸어 노래를 불렀다.
그래 바다 때문이야.
눈이나 비보다는, 겨울바다 였다는 건 그래도...위안을 하며,
이 계절엔 다들 조금 더 외롭고, 누군가를 생각하고,
지난 일들도 용서해 주고 싶어지는 그런 계절아닌가.
자정을 넘기며
1월 7일에 시작해서 8일까지 넘어오며 쓰는 일기는
도대체 7일의 일기일까, 8일의 일기일까.
씩씩하게 잠들기로 하자.
이, 혼자인 여자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