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열살때 쯤인가.
엄마의 '공부해라' 잔소리가 귀에 따까리로 앉을즈음
앉은뱅이 책상위엔 동아전과. 책상밑으로 아라비안 나이트를 숨겨놓고 보던 기억.
얼마나 재미있었던지 대충보고, 훑어보고, 제대로 보고, 정독하고, 음미하고.....
그래서 족히 다섯번은 본 것 같다.
이제 또 그 재미에 빠져버렸다.
아예 한 구절, 한 대목, 아끼면서 그 어린시절을 되새김 해보며 읽어간다.
아직 채 다 읽지 않았는데 난 그의 이야기를 같이 풀어보고자 하며..............
살라흐 앗딘 유수프 이븐 아이유브-술탄 살라딘-은
제1차 십자군 전쟁에서 십자군에게 함락된 예루살렘을 88년 만에 재탈환했던 인물이라고 누구나 알고 있다.
14세가 되던 해, 장기왕조의 지도자 누레딘의 군대에 들어가 용맹함을 떨치기 시작한 그는
마침내 이집트 주위의 영토를 확장해 나가며 이슬람 세계를 통일하고 술탄의 자리에 올랐다.
그는 생전에 어떤 종류의 사유재산도 지니지 않았으며 지혜와 용맹, 관용과 검약까지 타고난 지도자,
진정한 기사였던 그가 다마스커스에서 세상을 떠났을 때 개인 금고에는 약간의 은부스러기만 들어 있을 뿐이어서
친척들은 장례비용을 꾸러 다녀야 했던 이야기는 유명하다.
카이로의 추운 겨울밤, 서기 이븐 야쿠브에게 손님이 찾아온다.
술탄이 자신과 시대의 역사를 서술해 줄것을 요청하며 어떻게 풀어갈 것인지 묻는다
'진실과 거짓이 같은 침대에 누워 껴안고 있을때 그 둘을 떼어내기란 어렵습니다'
한 가지 사실에 대해서 어떻게 한 가지 이상의 이야기가 있을수 있겠냐는 술탄의 질문에
'전하는 사실을 말하는 것이고 저는 역사를 말하는 것입니다' 라고 서기는 답한다
이제부터 술탄 살라딘을 중심으로 한 아라비안 나이트 야화가 시작됨을 보라.
법관 알 파딜이 숱탄이 총애하는 장교가 부하에게 피살 당하는 사건이 발생하여
지혜로운 판결을 내려 달라고 왔다
뛰어난 미모를 겸비한 부하의 아내 할리마를 사이에 둔 간통의 결과이다.
법관은 술탄만이 자신의 판결을 무효로 할 수 있다며 부하의 머리가 있어야 한다고 말하지만
술탄은 더 이상 피는 볼수 없다며 여자를 데려오게 하는데....
'왜 알 파딜이 내게 이 사건을 가져 왔는가, 저자는 교활한 낙타야, 틀림없이 감추어진 동기가 있어'
술탄은 자신의 발앞에 무릎을 꿇은 고개를 숙인 여자의 얼굴을 본다
범상한 미모에 영리하게 반짝거리는 눈을 가진 젊은 할리마의 모습에 넋을 잃고 마는 술탄.
이윽고 가신을 불러 귀엣말로 속삭이며 여자를 데려가게 한다
'선한 서기여, 알 파딜이 왜 이사건을 내게 들고 왔는지 알고 있겠지?
바로 이거야, 그도 역시 할리마의 주문에 걸려든 것 같아, 어쨌든 할리마는 후궁에서 안전하게 지낼수 있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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