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제

우연

慧圓 2009. 9. 3. 11:12

시간의 흐름에는 그때 어긋났던 것이 후에 제대로 맞아들어 가는 우연이 있다.

전연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었다.

 

이 분야에 몸을 담고 있으리라곤, 이상을 좇아 먼나라로 갔던 사람이,

협력업체 일원으로 부딪치리라곤.

나보다 더욱 놀라는 상대방의 얼굴에서 세월이 갖는 궁색함을 본다. 

 

한시 하나가 문득 생각난다.

세월이 갈수록 꽃은 서로 닮아 가는데 시절이 흐를수록 사람은 서로 달라만 가는구나.

그때는 그 깊은 내용을 몰랐었다.

왜 사람은 세월이 흐를수록 그렇게 달라만 가는가를,

같은 사람일 수가 없는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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