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소리

헛소리

慧圓 2013. 5. 30. 19:36

 

퇴근길에,

---도서관 갈까? 집에서 책 볼까?...

"도서관"

---왜?

"집중할 수 있으니까"

---오래는 못있어.. 잦은 전화에 집중하면 눈도 침침하고 자세도 불편해...

"그럼 집에 가"

---아니...도서관 갈래. 한 시간만 있다 가지 뭐.

 

결국 내 식대로 할거면서 왜 물어보냐고~

그래도 또 물을 것이다.

상대도 마찬가지로.

반찬은 뭘로 할까? 김치찌게? 갈비탕 먹을까? 된장찌게로 할까?...

서로 자신의 이야기를, 아주 소소하고 하찮은 것들까지 일상을 모두 털어놓지.

우리는 고즈넉하게 풀어놓으면서 관능적 쾌락, 관음적 기쁨을 즐기는지도 모른다.

우리의 열정은 아주 사소한 것들에서 진솔하게 정감이 가는 것에 부터인지도.

 

삶이란, 

매일의 스치는 찰나까지 자신에게 모두 다 바치는 헌신적인 생활이 아닐까.

매일매일 서글퍼지는 하루다.

책을 펴 얼마 못가 침침해지는 안구에 서글프고,

대출금지 자격으로 보다 만 책을 못빌리는게 서글프고,

도서관을 나서며 타박타박 걷는 내 발소리가 서글프고,

집에 돌아와 어제 끓인, 나트륨이 잔뜩 함유된 국을 꾸역꾸역 한숟갈씩 떠먹는 모습이 서글프고.

그렇다....

나 자신에 대해 첨예하게 자각할 필요를 느낀다 요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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