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살도 채 안된 그녀가 무작정 무임 승선으로 여수에서 부산항으로 온 것은 큰언니를 찾기 위해서였다.
그때 아마 나이가 어려 차비, 배삯이 무료 였지 싶다.
용기와 무대뽀가 전부인 그 자매들은 미지의 세상으로 향한 프런티어 정신이 일찍기 깨어 있었나 보다.
그 도전 정신에도 불구하고 언니를 못찾아 부두 선착장에서 울고 있으니
어느 노인이 같이 가자며 해서 겁도 없이 따라갔단다.
다행히 맘씨 좋은 노부부의 냉면집이라 설겆이와 애보기일을 했다고.
며칠 지난 어느날 오이를 사러 심부름을 갔다가 갑자기 등뒤 에서
갱(경)자야!! 하는 소리와 함께 큰언니와 아버지를 상봉한다.
가족들은 그 주위에서 경자씨를 보았다는 제보에 샅샅히 찾아 다니는 중이었다.
막내라서 그랬는지 아님 자매들중 제일 이뻐서였는지 귀여움도 많이 받았던 경자씨는
가족과 상봉후 그 뒤 중학교도 다닐수 있었다 한다.
유독 막내를 귀애했던 가장인 큰언니는 자신의 그늘밑에서 조신히 있다 시집을 보내려 했건만
학교 급사와도 염문설,남학생과의 교류.. 고집도 세고 안하무인에 철이 없던 경자씨,
어느날 저녁 밥 할려고 뒤주쌀을 퍼다가 뭉치돈을 발견하게 된다.
필시 언니들과 아버지가 청과조합에서 과일장사로 해서 벌인 수입인게라.
당시 사람들은 은행거래도 어두웠고 기관 자체도 허술하여
돈만 있으면 뒤주속에, 항아리에 장판 밑에 숨겨둔것이 상책이었는데
경자씨는 여러뭉치중 그래도 꼭 한뭉치만 가졌갔다고 아직까지 그 부분을 착하다고 강조한다.
언니의 쌈지돈을 챙겨 가출을 하는등 에지간히 큰언니 속을 많이 썩였다고 자신도 인정하는 부분이다.
슬쩍한 돈으로 국제시장가서 미제 속치마를 사 입었다고 자랑하는 그녀다.
큰언니가 돈이 없어진걸 알고 죄없는 둘째언니에게 화살이 돌아가 시끌벅적 하는 가운데도 꿈적을 안했다는데
설마 저 꼬맹이가 손을 댓으리라곤 생각않던 큰언니는 결국 막내 가방을 뒤지게 된다.
가방속엔 미제 속치마에 빤스에 미용기구와 남은돈이 쏟아져 나왔다.
그래도 기술을 배울려고 미용학원
다닌다는 말에 기특한 마음에 따신밥을 해서 먹였다하니
큰언니의 막내사랑을 짐작할 듯 하다.
*경자씨 초상권 인정
경자씨는 나의 막내이모 이다.
누가 저 여인을 칠순이라 보겠는가.
아직까지 자신이 철없다고 함에 (사실 내가봐도 그렇다ㅋㅋ)
얼마나 귀여운지..해해
그래도 어려서 나를 업고 키웠다고 제일 좋아한다.
오랫만에 집에 놀러와 다른 식구들 있을땐
자기에게 소홀이 해도 된다고 신신당부 하는데,
왜냐면 언니둘이(울엄마와 큰이모) 심히 질투를 한다고^^
(우리의 사랑은 둘만 있을때 나누재나 어쩌재나ㅎㅎ)
더 잘해준다는 라이벌 경쟁으로 서로 결국 삐침에, 말안하기를 수차례..
정작 당사자인 난 그 부담감에 참 어쩌지 못하고..
할수없이 세 분에게 한동안 우리집 출입금지령을 내렸었다.
요즈음엔 세분다 일주일에 한번씩 만나
돌아가며 외식을 쏘신단다.
다음주엔 엄마와 남친인 어르신 차례라고.
"나 구청에 컴퓨터 수강 신청 해놨는데 3개월 기다려야 한다네.."
잘했다, 이모. 기다려도 해야지..
근데 왜.. 뭐가 필요한것이야? 하긴 고스톱해도 되겠다..
"고스톱 할라고 배우기는...뭐 정보도 알아보고..."
캬~~이모 대박 대박. 쥑인다 ㅋㅋ.
이모를 무시해서가 아니라 원래 고스톱에 한해선 거의 타짜 수준급이라
그리로 연결돼 버렸는데.
정보 검색이란 말에 넘 이미지가 아니라서ㅋㅋ
제미있게 보았던 올.미.다 유쾌 드라마가 있었다.
거기 세 자매 할머니들이 나왔었지.
꼭 울엄니 자매들이다.
우리집에 한번씩 오셔서 세 분 다 거실창에 오롯이 앉아
거의 두시간 동안 창밖을 말없이 바라보고만 있던 세자매.
뒤에 서 있던 박서방이 묻는다.
"무엇을 그리 보고 계십니까?"
"으응~~배가 왔다가 저리 가네..."
끄응~~~~
말하고 보니 당신들도 무안하신양 모다 웃어제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