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볕은 들끓고 있었고 내려꽂히는 태양의 지열로 나는 숨이 막혔다.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았다.
이미 사찰의 옛터만 남아 있을 뿐이라고 단정하며, 다만 거기에서 해가 지는 것을 볼 수 있으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새가 날아오르는 것을, 아카시아의 향기를, 햇빛이 반점을 이루며 숲에서 너울거리는 것을, 나는 다만 그것들을 바라볼 작정이었다.
아름답다는 것은 무엇일까.
완숙한 조화, 구름에 빗기며 떨어지는 저녁해, 청결함, 산에 감도는 구름들...
그리고 내가 처음 사랑했던 사람의 부드러운 손.탑은 그런 것들을 떠올리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절터 어느 곳에 앉아서 그 누군가가 느꼈을 황홀한 갈증, 목마름, 속삭임.
나는 전형적인 신라 양식을 벗어난 혁신에서, 전신으로 강간범의 욕정처럼 꿈틀거리며 일어서는 유혹...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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