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가 술잔을 든다.
재수 없는 얘길 하면서.
무엇이 그렇게도 견디기 힘들었을까.
타락이 뭐야, 그게 뭔지 나 그것 좀 해보고 싶어.
술없이는 못살게 되면 그게 타락이야?
무엇이 남아있다는 건가.
아직도 나에게는 부서질 것이 남아있단 말인가.
잔에 술을 따르는데 벽이 기우뚱거렸다.
그래, 마시자. 그것밖에...지금 무얼 내가 할 수가 있으랴.
잔 속의 술을 입안에 털어넣는다.
등에서 진땀이 흐르는 것 같다.
원을 이루며 이어진 천장의 벽지 무늬가 어지럽게 바라보였다
결국 이것이었나,
이것이 내가 걸어든ㄹ어온 타락이라는 이름의 늪이었나.
이것도 사는 것인데 왜 사람들은 이걸 타락이라고 말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