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제

대중 목욕탕

慧圓 2010. 3. 12. 08:42

 

 

미팁니다, 요즘, 잠이 안와서...

대동강 물도 풀린지 오랜건만 기면증은 아니래도 춘곤증은 와야 정상인거이

한낮 오수는 커녕, 본수면도 제대로 안옵니다.

이몸이 철인도 아니고 어젠 경남 고성까지 행차 하였는데도

육신은 곤할지 모르나 정신은 말짱하고 잠도 오질 않읍니다.

아무래도 제 몸에 발란스 불균형인지 모릅니다.

잠이 안오니 이런저런 씨잘떼기 없는 생각도 들고 닫았던 pc도 또 열어집니다.

방문 고리에 숟가락 엉성히 꼬자불고 마음속엔 은장도 품어보지만

밖이고 안이고 개미소리 하나 안들립니다.

바늘로 무릎팍 찔러야 된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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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입니다.

지금 잤다가는 필시 아그들 지각 시키고 조식도 걸를게 뻔합니다.

남는 시간 목욕탕이 최고다 싶어 밖으로 나섭니다.

알싸한 새벽 공기 참으로 좋읍니다.

후욱~~들이킵니다.

이 순간 세상은 내거이다~ 하고 시퍼집니다.

 

동네 목욕탕은 온천도 되는 쪼매 단체관광 손님들도 오는 그런 곳입니다.

그런데...그랸데...

넘 일찍 였다 싶었습니다.

평일 이라 그런지 정말 아무도 없는, 카운터 직원 한사람만이 졸고 있습니다.

탈의실에서 마악 마지막 꺼풀을 벗는 순간 발자국 소리 납니다.

뚜벅 뚜벅..아니 맨발이니 샥 샥...

하필 두군데 떨어진 사물함 입니다.

이 넓은 곳에 꼭 붙어서 번호판을 주냐...

휴.. 외롭지 말라는 것이겄지, 더불어 사이좋게 벗으라는 것이겄지....

새벽인께 좋은거이 좋은거다 생각합니다.

그랴도 후딱 바스통 챙겨 들어가 번집니다.

 

차분히 들오시는 아주머니 참으로 듬직허니 한우람 하시며 어깨까지 쩌억 벌이지신게

스모선수 친구하자 합니다.

아뜨뜨뜨~~아따땃~~ 하~뜨~....

요상한 소리 냄시롱 탕속에 불리는데....근디....자꾸 저 스모 줌마 저를 흘끔흘끔 훔쳐봅니다.

간간히 쳐다보는게 차츰 조금씩 잦더니 이제 아예 대놓고 보기 시작합니다.

이몸은 부끄러바 이리저리 각도를 돌리가매 어정쩡허니 눈길을 피해 볼라 하지만

완나는 참으로 숨기기 힘들어 뿝니다.

내심 참으로 요상스러븐 아줌씨다...여기는 찰나, 헉, 설마...성별이 의심시러 짐시롱

아까 탈의할때 중요한 거기 확인도 안했고...그러고 보니 인상도?..머리도 짧네..

그러면서 재빨리 가슴을 훑습니다.

휴~~~내 가슴은 비교도 안될만큼, 아니 나의것 보다 열배는 더 큰 풍만함에 겨우 안심 됩니다.

그러나 계속 보는 눈길에 스을슬 나도 짜발이 화악 밀려오는 순간,

스모, 나를 향해 다가옵니다.

움마야, 우짜노...인상쓴거 보있슬라나..잔뜩 움치리는데,

"등, 같이 밀래요?" 헐~~

이몸, 거절도 못하고 네,네...운동장만한 등짜배기 새빠지게 문질러 댑니다.

허벌나게 밀면서 속으로 궁시렁 거립니다.

'새벽 부터 이 무신 노가다고...히유~~'

그 와중에 저 스모 자기 볼일만 보고 티낄까봐 화장실도 못가고 불러줄때까정 이제 내가 호시탐탐 보게 됩니다.

나도 등짝 밀어야 되는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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