色에서...
색정을 느끼다.
순결한 감동과 그만한 무게의 안타까움도.
미황사는 나에게 있어 절로 다가오지 않았다.
원색적인, 날감정으로 옮긴다면 수덕사에서 저녁예불때 들었던 법고소리에 오르가즘을 느낀 자신이 불경스러운지는 모르겠지만 미황사의 빛을 보면서 내 생의 가장 여린 곳에서 울고 있는 옛 시간의 위로를 느꼈다.
하나의 장소 그 공간이 시간으로 환치되는 이 모순까지도 쉽게 받아들여지는 곳.
미황사는 내게 있어 내 생에 열정과 감동뒤에 오는 편안함. 그랬다.
미황사는 나에게 있어 절이 아니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애무, 떨림, 희열끝에 오는 수면의 시간이다.
그래서 수이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옮기는 마음은 연민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