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 에미가 집을 비운 다음 날,
주니 등교 준비를 위해 전화 했더니 받지를 않는다.
두 번, 세 번... 집으로, 폰으로, 신호만 가는 전화기에 목숨걸며 한 시간 반동안 걱정, 불안, 분노에 싸여
머리 찌끈, 심장 격동, 혈압 상승, 맥박 혼동등 거의 깔딱 넘어갈 지경에사 통화가 된 준이.
친구집에서 외박을 한 놈은 아침 일찍 나갔다고 버벅대며 거짓말을 한다.
---엄마가 이해할거라고 생각해?
"아뇨."
---돌아가서 얘기해!
귀가하는 날,
대접 받은 만큼 줄 량은 아니었는데...
내 폰엔 이름을 모르는 준이 친구들이 스무명쯤 있다.
나의 생일에 준이의 요청으로 지원군으로 동원되어 어쩔 수 없이 저장돼 있는 것이라,
준이 외박한 날 죄다 돌렸는데 이름도 모르고 통화하려니 그것도 참 난감한 일이라..
집에는 수많은 아그들이 오는터라 이름 기억 하는데도 한계가 있고 할 수 없이 현관에 이런 걸 걸었다.
---우리집 드고 날때 신상명부 작성하도록!
아들 친구들은 끊임없이 방문한다.
방명록 일빠인 승훈이가,
"어머니, 여기 관공서 같아요ㅎㅎ"
한동안 뜸했던 성현이,
"찌게 먹고 싶어요 어머니."
먹(?)음직한 인제,
"사랑합니다"
난 이런 맛에 산다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