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일지

원리주택 13 (내벽 노출 1128)

慧圓 2022. 12. 14. 19:52

 

도면에도 없는... 내역에도 없는... 작업을 시행.

건물 외양에만 주로 사용하는 노출 콘크리트를 집안 내력벽에 할 줄이야.

아무리 요즘 빈티지가 유행이라고 하나, 카페나 상업성 건물에나 적용시키지 생활하는 가정집에 도입한다는 것에 처음 아연했지만.

어쩌겠나... 조물주보다 높은 건축주가 원하는 <짓>인걸.

넓은 면적이라서 아트월이나 어느 일부분을 한다면 충분히 이해하고도 남을 직한데 이 작은 평수에 전체를 꾸민다고 했을 때 처음엔 미텼다! 했다.

아무리 내가 콘크리트의 유해물질이나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아토피 질병, 시멘트가 인체에 미치는 유해성분과 독성 물질에 대한 설명을 해도 시골 앉은뱅이 서울 공론하는 꼴이다.

처음엔 귓등으로 듣다가 그냥 하는 소리겠지 싶었는데 매일매일 사진을 들고 와선  이렇게 저렇게 요렇게 요구를 하는 <찐>심의 그녀를 보니,

그래, 한 사람이 놓은 다리는 열도 건넌다 했어. 열 사람이 놓은 다리는 하나도 못 건넌다고 했잖아?

오히려 참 대단한 용기이고 도전이다라고 생각하자.

어쩜 건축하는 나도 엄두가 안 날 일을 집짓기 기초도 모르는 이가.(그래서 더 말려야 했나...ㅠ)

그러나 이제 나조차 이 집의 완성도에 기대가 크고 호기심이 불어났다.

 

 

 

인넷을 수십 군데 뒤지고 검색하여 겨우겨우 단가와 조건에 부합되는 업체를 찾았다.

현장에서 미팅, 실측 물량을 체크하고 단가 조율 후 어렵게 체결하였는데,

작업이 영 심상치 않다.

처음 내게 설명할 때는 샌딩 작업 후 예닐곱 발포제 발사와 약품 처리로 일주일간 작업 기간이 걸린다고 하였는데, 슬쩍 얼렁뚱땅 세 번도 채 안 한 듯하며 사흘째 되던 날 마감이란다.

이 냥반들이! 여자라고 <또?!!!> 요놈들이 얍삽하기로는 조조 뺨치는구나.

회로가 돈다.

오냐.

고약 장수는 헌데 난 놈만 찾을 테고, 관쟁이는 사람 죽기만 기다린다더라.

내 오늘 너네들 부실을 잡겠노라.

 

입고 있던 잠바 소매로 벽을 문질렀다.

---자, 이게 끝났어요? 이게?! 엉!!!

"................."

삼일 동안 다시 발포와 코팅 작업을 해 자기네 옷에 문지르며 내게 깨끗한 소매를 내민다 ㅎ

짜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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