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제

창가에 서서...

慧圓 2010. 2. 8. 12:34

 

 

무엇을 계획하고 희망하기에는 너무 늦은겐가.

무딘 칼 하나를 들고 서 있는 사람처럼 갑갑하다.

굳이 잊기 위해 애쓸 필요는 없었지만...살아가는 일이 잊는 것이지.

그래, 이렇게 잊혀져 가는 건가봐.

 바람처럼 찢겨 떠돌며 살아 가고....그러면서 잊혀져 가는 건가.

가만히 헤아려 본다.

벌써 몇 년 인가.

그동안 몇 번의 겨울이 지나갔나.

 

 

 

이 세상 모든 것이 기쁨일 수 있듯이 이 세상모든 것은 슬픔일 수 있다.

오늘 이 하루하루를 아끼며 살지 않으련.

 우리들이 살아가는 이 생(生)의 갈피마다에는 얼마나 많은 경이로움이 있는 것일까.

 

 

 

 

 

안개가 내리고 있다. 안개가 다가오고 있다.

서늘한 내 가슴 밑바닥을 그으며 새의 울음소리 같은 말이 지나간다.

또 하루가 간다.

바다로 난 창가에 가 서서  오래오래 밖을 내다보고 있다.

안개 때문에 바다는 보이지 않는다.

안개 저편에 추억이 있고 바다는 저 너머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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