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경주 남산(설경,풍광이 좋다)

慧圓 2010. 2. 15. 11:02

 

 

눈 그친 산길은 충분히 우리들을 들뜨게 만들어 불고^^

 

 

 

 

 

 

 

 

 

 

 

 

 

어젯밤 저토록 푸짐하게 눈이 내렸던 것일까.

세상은 온통 흰빛 이다.

계곡도, 이정표도 눈에 덮여 보이지 않는다.

나무들은 가지마다 솜을 얹은 크리스마스 트리처럼 서 있었다.

안내판 위에 씌워진 갓에도 눈이 쌓여서 마치 흰 털모자를 세워 놓은 것 같다.

 

 

 

 

 

 

 강아지 같은 세 꼬맹이와 젊은 아빠,

천사들 같다.

 

 

 

 

 

 

 

 

 

 

등산화가 묻히게 눈이 내려 있었다.

기와 지붕에도 유리에도 처마 밑에도 눈은 이불을 덮어 씌운 듯 내려 있었다.

암자가 아니라 눈집이었다.

하얗게 눈 덮인 산과 집과 길이 아침 햇빛을 받아 눈가루를 반짝이며 펼쳐져 있다.

 

잊지 않겠지, 기억하겠지.

눈이 왔다고....눈이 내렸다고, 이 길을 왔었다고,

내 세월의 페이지 위에는 적혀지겠지.

 

그 와중에 나무 가지에 쳐져 있는 거미줄을 본다.

놀랍기도 해라.

인간이 어찌 이렇게 거미줄을 만들 수 있으랴,

이렇게 이슬을 매달 수 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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