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그친 산길은 충분히 우리들을 들뜨게 만들어 불고^^
어젯밤 저토록 푸짐하게 눈이 내렸던 것일까.
세상은 온통 흰빛 이다.
계곡도, 이정표도 눈에 덮여 보이지 않는다.
나무들은 가지마다 솜을 얹은 크리스마스 트리처럼 서 있었다.
안내판 위에 씌워진 갓에도 눈이 쌓여서 마치 흰 털모자를 세워 놓은 것 같다.
강아지 같은 세 꼬맹이와 젊은 아빠,
천사들 같다.
등산화가 묻히게 눈이 내려 있었다.
기와 지붕에도 유리에도 처마 밑에도 눈은 이불을 덮어 씌운 듯 내려 있었다.
암자가 아니라 눈집이었다.
하얗게 눈 덮인 산과 집과 길이 아침 햇빛을 받아 눈가루를 반짝이며 펼쳐져 있다.
잊지 않겠지, 기억하겠지.
눈이 왔다고....눈이 내렸다고, 이 길을 왔었다고,
내 세월의 페이지 위에는 적혀지겠지.
그 와중에 나무 가지에 쳐져 있는 거미줄을 본다.
놀랍기도 해라.
인간이 어찌 이렇게 거미줄을 만들 수 있으랴,
이렇게 이슬을 매달 수 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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