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아

훈련 1주차 (1)

慧圓 2015. 7. 16. 21:02

 

20150716

준아. 미안하다. 미안하다. 미안하다.

널 안아주지도 못하고 보내어서 너무 황당했지만 마지막 모습이나마 볼 수 있어서 참으로 다행스러웠다.

근완이가 어렵게 찾아내 소리쳐 부르는 우리에게 웃어 주던 너의 모습..

얼마나 가슴이 아리고 저미었는지 엄마는 그냥 돌아서서 치윤에게 매달려 울었구나.

엄마는 형아 입대 때를 생각하며 부모와 다시 조우하는 시간을 가질 줄 알았지 연병장에서 바로 들어갈 줄이야 꿈에도 모르고 작별 인사를 하려는 널 떠밀었으니. 이 에미가 얼마나 한심하고 바보 같은 지, 안아주고 또 안아주면 좋았을 것을.

입대 문제로 너무 구박을 해서 미안하다는 말도 못해주고. 훈련 잘 받고 오너라 사랑한다 소리도 못 해주고... 엄마가 많이 밉지? 그래도 어쩌겠니... 사랑한다 우리 아들. 아, 또 눈물이 나.. 고생은 네가 하는데 엄마가 이렇게 힘이 드니.

준아, 엄마가 또 네게 미안하고 힘들게 한 것은, 건강보험 관리공단 건인데 엄마가 해결해 놓을 테니 (7월 27일) 걱정 하지 말아라.

오늘 네 사진을 찾아 보니 밝은 표정이 하나도 없어 많이 걱정하고 있을 네 마음이 보이는 듯해 마음이 무척 아프다. 마땅히 네게 해주어야 할 말을 못하고 안아주지도 못하고 온 게 앞으로 오래오래 엄마에게 큰 상처가 될 거 같구나. 돌아오는 차에서 아이들 모르게 눈물을 훔치느라 운전이 힘들었지만 무사히 잘 왔고, 집에 들어서고 나서야 얼마나 가슴을 치며 울었던지, 그 다음날 현장에는 결국 못 갔어.

아침에 눈탱이가 반탱이 되어서 얼음찜질을 해본들 또 눈물이 흐르니 이일을 어쩌면 좋담. 네 사진은 콩알 만한 머리라도 찾아내서 스크랩 해놓았단다. 준아 이 편지로 네가 또 맘 아플까 봐 걱정인데 엄마가 네게 넘 미안해서.. 그래도 이제는 좀 괜찮아졌으니 신경 쓰지 말아라.

매일매일 네게 쓰도록 하마. 힘들더래도 밝고 활기차게, 친구들과 재미있게, 밥도 많이 먹고 훈련을 잘 받았으면 한다. 그것만이 엄마를 안심하게 한다는 걸 잊지 말아라. 밝은 모습을 보면 좋겠구나. 사랑한다 우리 아들. 착한 아들. 이쁜 내 새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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