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어져만 갑니다.
내 품에서 자꾸 멀어지려고 합니다.
두 아그들이...
방학 첫 날 계획표를 짜고 삼자회담을 했읍니다.
에미의 맴은 당연히 가족여행이 첫째 였는데, 두 아그들은 모든 포커스를 각자 친구들과의 계획으로
빽빽히 잡아놓고 에미의 허락이 당연하다는 듯 요구하며 마지막으로 가족여행의 일정을 무심히 물어봅니다.
순간적으로 꼭지 돌려고 하는 에미, 애써 강압을 위장한 침착으로 가장하고
---모든 계획 무산시키기 바람. 두가지 허용할 것임. 반(半)무전 여행과 가족여행은 필두로 해야 하고
아침 운동은 30분 기상을 늦추는 대신 필수적이어야 함. 이상!
두넘..일시 쿤타키테 입술 만들고 얼굴 난색으로 표명합니다.
그나마 주니는 두말없이 포기하고 미니는 30일날 꼭 이행할 약속이라며 미련을 둡니다.
이쯤, 에미 아주 관대한 척 하루 양보해 줍니다.
남아있는 존경심을 받아야 겠기에...
아침부터 날씨는 비가 내리다 그쳤다 무언가를 씻어내기라도 하겠다는듯이 퍼붓었다가
오락가락 바람난 아낙마냥 들락날락 거립니다.
내 마음 같아선지 모른다 생각합니다.
아니 내 마음이 이넘의 날씨를 닮은 거라 여깁니다.
비가 내리는 날은 내 마음에도 빗발이 뿌리곤 했읍니다.
주니는 오순절 봉사활동 참가로 빠졌고 미니와 사촌들이랑 가까운 근교로 빠졌읍니다.
나무와 숲과 흐르는 강물, 빛과 바람 향기 모두 좋았읍니다.
정신 없었던 세월을 뛰어넘어 예전의 감성들이 돌아옵니다.
어느새 비는 그치고 햇빛이 드러내며 높지 않은 산이 시야를 가로막읍니다.
초여름이 들끓고 있읍니다.
열기를 내뿜고 있는 햇살에 계곡을 끼고 가는 길에는
이름모를 풀들이 바위 밑으로 녹색잎을 펼치고 있고
산각시 같은 꽃들이 여기저기 피어 있읍니다.
노란 꽃망울이 번져있는 가지와 꽃냄새를 들이마시며 초여름 햇살에 반짝이는 계곡 물을 바라보려니
아이들의 말소리가 꿈결처럼 들려옵니다.
구름을 보고도 흘러가는 물을 보고도 우리 미니는 귀차니즘으로 누울곳만 찾고 있어
에미가 느끼는 아름다움을 더욱 무색한 듯하여 계곡으로 들이밉니다.
---탁족을 하지 않으면 밥 안줘!
끙~할수 없이 에미 반바지를 껴입고 들어가는 저 넘.
자연은 예술과는 또 다른 감동을 줍니다.
예술은 사물의 본질을 모방하지만 자연은 모든 본성을 포괄하기에 완벽하다고 하지 않읍니까.
예술을 모르고 살기는 해도 자연없이는 살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인간이 무엇중 자연을 갈구하는 것은 그것이 생명의 본성이기 때문입니다.
생명의 모태인 자연이니 말입니다.
또한 자연은 제자리에서 감상하는 것도 최선입니다.
돌이나 나무나 풀이며 그렇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