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만 먹으면 출장길에 한번씩 정도는 가볍게 오갈 수 있는 거리이건만 공연히 마음만 분주하였다.
역시 초두현상에서 빚어지는 영향인가.
초입에서 절을 보는 순간 무언가 엉성한, 짜임새가 얼키설키한 느낌은 법주사와는 영 다른 느낌이다.
밀도는 있지만 비어있다는 느낌이 영감처럼 다가온다.
절 입구에 들어서니 수려한 산만이 품을 펼치고 있는 듯하다.
방랑자의 상실감에선가...
문득 나는 오늘도 이상향을 꿈꾸고 있는 나와 무심히 보고 있는 탑에게 말을 건넨다.
'나는 나답고 너는 너답다'
언제야 이 헤맴을 멈출 것인가.
절 초입에 서 있으려니 스님의 염불소리가 한줄기 바람따라 희미하게 들려와 차분함을 안겨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