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용주사(곤신지)

慧圓 2010. 7. 16. 23:18

 

사람마다 그만의 분위기가 있듯이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사는 도시도 그만의 분위기가 있는 것 같다.

현장이 속해있는 동탄은 근교 유적지가 산재해 있어 특별한 추억으로 매김질 되겠고.

사색은 나의 정서를 성숙하게 하고 고대의 신비가 주는 풍광은 산책자를 몽상에 잠기게 한다.

 

  

 

 

 

이제 7월 초순인데 초여름의 햇살은 후끈하다.

소나무 숲이 그늘을 드리운 오솔길로 걸어간다.

오솔길은 숲길 자체로 늘 아름답기에 마음이 설렌다.

 

  

 

열기에 뜨거워진 얼굴을 식히며 바위에 앉아 쉬는데 바람 소린지 물소린지 불현듯 귓가에 밀려온다.

산을 휘도는 소리가 예사롭지 않아 눈을 감고 귀귀울이니 내 혼을 어디론가 이끄는 듯하다.

가까이에서가 아니라 먼 태고로부터 실려오는 듯한 소리,

우리가 태어난 근원, 우리가 돌아갈 근원의 땅에서 불어오는 소리.

아름다워, 문득 그 실체를 깨닫는다.

자연이 가르쳐주는 근원, 

그것의 아름다움을 본능적으로 예찬하고 있지 않은가.

아...환상의 색채에 묻혀 뱀허리 같은 길로 끝없이 가고 싶다.

 

 

 

 

 

 <곤신지>

 

꽃가루가 흘러가는 수면을 바라보니 못에는 나무뿐 아니라 하늘도 담겨 있다.

밤이면 지고 뜬 달도 드리워 있겠고 별똥별도 묻혀 있으리라.

고대의 세월동안 태어나고 소멸한 뭇 생명들의 흔적까지 깃들여 있는 듯하다.

 

사람의 발길이 분주하지 않아 때 묻지 않은.

인간의 자취가 없어 흙과 물, 햇빛, 바람, 나무만이 숨쉬는 청정한 세계가 오롯이 존재한다.

속세로부터 순수의 세계로 들어서는 찰나, 홀로 초대받은 듯한 자연과의 대면은 황홀하기까지 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자연 자체로 평원에 솟아 있는 풍경은 늘 감동적이고 자연과의 일체감은 나를 행복하게 만든다.

현대에선  알수 없는 소외감을 가지나 자연 속에서는 외롭지 않다.

존재의 불확실성에 방황하면서 그동안의 세월을 짚어보고...

안배할 곳을 잡고 싶은 것은 내가 찾는 고향에의 귀환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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