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소리

멋진 그녀

慧圓 2012. 4. 29. 22:12

 

얼마 전,

술 친구가 얘기한 어느 멋진 여인은 100세의 일기로 생을 마감 하였다는데,

그녀는 자살하였다.

난 자살의 이유가 더 이상 삶을 영위할 수 없다는 의미에 놀라웠고 자살의 방법이 아사(餓死)라는 것에 더 놀랐었다.

그녀는 생을 마감할 때 까지 글을 썼다고 한다.

내가 충격이었던 것은 어찌 사람이 식음을 끊고 생명줄을 놓을수가 있단 말인가.

그녀가 100세에 의미를 두고 자살 했다는 것에 생각을 해 보았다.

그녀는 아마 일생을 매 순간을 두고 계획과 성실로 일관된 삶을 지냈으리라.

끊임없는 자기 관리와 건강, 계획과 목표를 향해 한걸음 한걸음 걸어 갔을 행로가 짐작이 된다.

그녀는 자기의 기력이 다 할 때까지 필력으로 대신하며 여행과 책으로 자신의 삶에 충실하였을 것이다

그리하여 더 이상 시간에 대한 미련이 없었기에 떠났으리라.

남은 시간을 가늠해보며 거동할 수 없는 무기력과, 하루든 한달이든 더 이상 인생의 기쁨과 충만이 없음을 감지하지 않았을까.

그래서 순리에 역행하며 삶과 죽음도 자기의 의지대로 결정했던 그녀가 얼마나 자신있는 삶을 살았는지는 알만하다.

어느 선상에 자기의 생을 놓아야 한다면 일 년, 아니 한 달, 하루라도 더 영위하고픈게 인간의 본능일진대,

실제 나 또한 죽고싶다 죽고싶다 하는 말버릇도 그런 용기가 없기에 뱉는 것이지.   

 

 

또 다른 정열의 여인

학구열, 사랑, 일.

그녀의 일생을 볼때 어느 하나 빠지지 않는 열정과 치열하고 가열찼던 그녀의 삶.

교육의 혜택이라곤 전혀 받지 못했을 뿐 아니라 청상과부로 일찌기 홀로 된 몸으로 억척인생을 거쳐오면서 남부럽지 않은 재산도 가졌었다.

그 재산을 탐해 사랑이라는 빌미로 다가왔던 상대에게 모든 순정과 자신을 바쳤음은,

그녀의 막내딸이 초딩을 졸업할 때 삶을 포기하려고 한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사랑 때문에 자신을 버린다....

글쎄.. 목숨 바치는 사랑이 얼마나 특별한지는 모르겠다만 난 그것조차 경이롭다.

펄펄 끓는 물도 불꺼지면 식는 법이라고 믿고 있는 난, 죽었다 깨어나도 그 짓을 할 위인은 못되니.

그 후 그녀는 자식들과, 생계를 위한 일의 몰입으로 결코 순탄하지 않은 삷을 겪지만 칠순을 넘기면서 다시 황혼의 사랑에 빠진다. 

퍼석한 머리칼에 윤기가 돌고 구찌베니의 빨간 입술을 연출하며 월남 치마풍의 롱치마를 걸치고 약수터에 간다.

팔십이 넘어 연애 편지를 쓰기 위해 운문을 깨우친 그녀는 얼마나 위대한가.

그녀는 울 엄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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