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까지 널뛰기를 하는 것인가.
새벽의 하늘은 하루하루 환율 치솟듯 높은데 낮이면 폭락하는 주식처럼 태양이 쑤욱 내려와 있어 차 에어컨에 절로 손이 간다.
벌써 9월을 접는데도.
새벽에 나설 때는 서리 내린 가을 서막의 풀밭을 연상시키지만 한낮의 기온은 태양이 눈을 멀게 하려는 듯 적대적으로 빛나 따갑다.
아무래도 잘 어우러지지 않는 낙차가 사실 짜증이 난다.
그러나 더위보다도 자신이 처한 현실에 더 아득해진다
실로 그 기인은 작업이었지만 기후까지 그러니 애먼 날씨라도 탓해야.
막다른 상황에 몰려 지인의 집 짓기를 시작하였는데, 내 분야가 아닌 일괄로 떠맡은 무모함에 자신도 어이가 없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항상 그렇게 저질러 놓고 전전긍긍하며 안고가는 나의 습성을.
잘 지어도 좋은 소리 못 듣고 잘못 지으면 앙숙 되기 마련인 게 아는 사람 일을 맡는 것이다.
젊은 세월이 아닌 이제 와서 공부하는 셈 치지...경험이나 쌓지...
개풀 뜯는 소리라는 거 알지만.
단종의 분류가 아닌 종합으로 마감까지 해 보고 싶었던 나의 소망이 더 컸다면 핑계일까.
게다가 소규모 주택인데다 오롯이 나를 믿고 맡기는 지인의 신뢰에 대한 자신의 허세가 더 강렬했는지도.
어쨌든 일을 맡았으니 최선을 다하겠지만, 주위의 충고에 따라 책임은 밀쳐 놓고 해야 될 일이다.
지인은 매일 밤마다 나름대로 꿈의 城을 쌓고 현장에 와선 부질없는 꿈을 허문다.
같은 면적이라도 상상의 城은 범위가 크지만 정작 백 평의 소유지는 현타를 때리기 때문이다.
그래도 꿈과 설레임이 있다는 게 그네에겐 행복의 시간인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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