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제

종합검진

慧圓 2017. 8. 26. 16:22





<환자 아닌 환자들>



두 달 전, 수야 딸 혜선이가 시립 병원에 발령이 났다.

그렇지 않아도 위내시경 한 지 5년이나 지났지만 혼자서 검사받기가 선뜻 내키지 않아 미루고 있었는데 혜선이가 예약을 해줘 둘이 나란히 손잡고 입원하기로 했다.

단지 검사만으로는 입원 허용이 되질 않아 명치끝이 '쥐어짜듯' 아프다는 강한 언어 선별과 다소 서투른 연기에 담당의는 웃으며 우리를 허락했다.

사실 요즘 계속 속이 거북하고, 까스가 차고, 먹기만 하면 명치끝이 싸알싸알 아프고, 타악 막힌 듯이 속이 답답하고...약국에 가서 그런 증세를 호소할 때에도, 그저 소화제나 좀 지어 먹어면 되겠거니 했었다.

그리하여 수야는 1인실, 난 할머니들만 계시는 多人실로 배정되었는데 뉴 페이스에 대한 관심은 어디가 아프냐부터 시작해서 무슨 병이냐 어떤 수술을 하냐... 신상털기를 요한다.

할 수 없이, 

---검사 때문에....

"에구 요즘은 검사도 입원하는가베..."

---.....그럼요.. 변호사도 입원하는데요 뭘.

싸아하게 도는 분위기에 옆에 있던 주니 왈,

"엄마 그건 좀.. 아재 개그인데ㅠㅠ"

수면 내시경에 보호자의 사인이 필요하다 하여 주니가 그 역할을 하였다. 

그 후 난 아들에게 계속 <보호> 받고 싶어졌다.ㅠㅠ

수면 덕분으로 웩웩거림 없이 깜짝 할 사이 끝난 검사의 결과, 나의 위장은 보기에도 아주 예쁜? 선홍색으로 말끔했다.

조금 의심이 되는 부분의 조직검사도 단순한 만성위염으로, 위암의 가족력이 있는 내게 안심과 그 외 간, 콜레스테롤, 갑상선등은 정상 수치라며 담당의는 <백 점 입니다>라는 표현으로 날 기분 좋게 만들어 주었다.

그러나 뜻밖에 혈압이 상당히 높아 (156~96) 검사 때문에 긴장했는지 아님 요즘 현장 일로 스트레스 때문인지는 모를 일이어서 대장 내시경을 비롯 몇 가지 초음파 검사가 아직 남아 있어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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