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소리

창조의 경이 롯데건설

慧圓 2009. 8. 14. 08:07

 

"엄마, 사랍들이 태종대는 아는데 영도를 몰라요"

체험활동에서 만난 친구와 교류하다 서로 자기가 속해있는 지역을 소개하는 과정에서, '영도'에 대한 대단한 자긍심을 가지고 있는 작은놈에겐 친구의 섭섭함(무지)이 못내 서운한 모양이다. 

사람들은 국내 조선소중 <한진 중공업>은 알아도 그 조선소가 영도구에 있는 걸 잘 모른다.

이 지역구에서 3선,4선을 거쳐 국회의장이 된 사람은 이런 산수(山水)를 겸비한 땅을 어찌 이렇게 도태 시켜 놓는지 정말 이해가 안되는 부분중 하나다.  

경남 고성에서 출생한 그가 정말 우리 구(邱)에 사랑과 애착을 갖고 있는지도.

 

<부산 영도 혁신도시에 세워질 부산국립해양박물관 조감도>

 

도시안의 섬.

바다에 둘러싸여 부산 광역시에 있으면서도 외지(外地)라는 관념이 박혀있는 지역이다.

아주 오래전 어느 퀴즈방송에서

<우리나라 지역에서 육교가 한개도 없는 구(邱)가 영도> 라는 문제도 출제 되었던 기억도 있다.

그것이 몇 십 년전, 부산대교를  건너기 전 장애인을 배려한 육교가 세워짐으로써 더이상 퀴즈로서 가치가 없어 졌지만.

그런데 며칠전, 잘 다니지 않던 영도다리를 건너다 도로가 갑자기 급 우회전 하도록 회선이 변경 되어 있는 걸 알았다.

내가 모르는 사이 다리 하나가 더 생긴 것이다.

아니, 옛 다리를 철거하고 새 교량을 설치하기 위한 임시교가 만들어졌다.

예전 사막에서의 한국 근로자들이 펼쳤던 대수로 공사는 우리 한국인이 이뤄내었던 금세기의 경이었다.

그 규모의 장대함과 기술의 조화는 인간 정신의 찬가이며 창조의 상징이 아닌가 싶다.

사막을 옥토로 바꾼다는 발상의 놀라운, 프로젝트의 거대함은 단순한 '공사'가 아니라, 인간의 존엄성을 보여주려는 정신 작업 같기도 했다.

그것이 그 나라 한 독재자의 망상에서 시작되었다 해도 거기에는 처절한 인간 정신의 찬연함이 있었던게 아닐까.

새롭게 지어질 영도다리를 위해 임시교를 준비한 롯데건설, 뚝딱거리며 어느새 바다위 교량건축을 한 그들을 보며 커다란 기둥이 치솟는, 사막의 창조와 같은 감동을  다시 느낀다.

대공사를 이뤄내고 있는 한국인들에 대한 자긍심 이랄까.

그들이 쏟고 있는 무구한 열정, 도전 의식은 이들이 바로  '우리들'이었던가 하는 놀라움 그것이다. 

그리고 차창밖에 풍경의 변화가 전혀 없는 고요 속을 달리면서 나는 처음으로 내가 가지고 살아온 '공간 개념'이 무너지는 체험을 했다.

 

'나의소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일출  (0) 2009.08.15
블러그  (0) 2009.08.15
영도다리  (0) 2009.08.12
Daddy long legs.  (0) 2009.08.10
나르시시즘  (0) 2009.08.06